01도입: 기계 설계로 접근하는 로봇 연구
서정욱 교수는 자신을 "로봇 연구를 하지만 주로 기구 설계(mechanism design) 쪽을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요즘 로봇 하면 떠올리는 머신러닝·AI 기반 연구와는 결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대신 교수의 관심은 물리 법칙과 기계적 설계를 이용해 어떻게 하면 로봇의 성능과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에 있습니다. 이번 발표는 그 방향으로 잡고 진행해 온 연구의 여정을 소개하는 자리라고 운을 뗍니다.
교수는 인체에서 참고할 만한 원리를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첫째, 구동기를 꼭 관절에 직결해야 하는가? 요즘 휴머노이드·사족로봇은 감속비가 낮은 QDD 모터를 관절에 직접 다는 방식을 많이 씁니다(제어상 다이내믹스 예측이 쉬워서). 하지만 사람 손은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이 손바닥이 아니라 팔뚝(전완)에 있고, 힘줄(tendon)로 손가락 관절까지 운동을 전달합니다. 이렇게 하면 무거운 근육을 베이스 쪽에 모아 둘 수 있어 전체 무게는 같아도 관성 모멘트가 줄어 관절 다이내믹스에 이점이 생깁니다(인장 형상이 유리해지고 제어도 쉬워질 수 있음 — 물론 단점도 있음).
둘째, 관절마다 구동기를 하나씩 둘 필요는 없다. 성인의 뼈는 약 200개, 관절도 비슷하지만 근육은 더 많거나 적게, 관절과 1:1로 매칭되지 않습니다. 적은 수의 구동기로 여러 관절을 동시에 움직일 수 있다면 비용 효율이 높아집니다(무릎·골반 근육이 직렬로 엮여 제어가 연동되는 예).
셋째, 에너지를 모두 능동적(active)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잘 뛰는 선수는 근육이 계속 에너지를 내는 게 아니라 아킬레스건 같은 힘줄에 탄성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스프링처럼 방출합니다. 그러면 적은 에너지로 비슷한 운동이 가능합니다. 교수는 이 세 전략을 로봇 설계에 가져와 "어떤 구조가 더 유리한가"를 탐구해 왔다고 설명합니다.
QDD(Quasi-Direct Drive) 모터는 감속비가 매우 낮은(보통 1:6 이하) 구동기로, 출력 토크는 작지만 외력을 모터 쪽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어(역구동성, back-drivability) 충격 흡수·힘 제어가 쉽습니다. MIT Cheetah, 최근 휴머노이드 다리 관절이 대표적입니다.
관성 모멘트를 줄인다는 핵심 직관: 회전체의 가속 난이도는 무게뿐 아니라 무게가 축에서 얼마나 멀리 있느냐(거리²에 비례)로 정해집니다. 그래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을 손끝이 아니라 팔뚝에 두면, 손가락 끝이 가벼워져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로봇 팔도 모터를 관절이 아닌 베이스 쪽에 모으고 힘줄/케이블로 동력을 전달하면 같은 이득을 얻습니다. 이 발표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더 센 모터(AI·제어)로 밀어붙이기 전에, 기구 설계로 애초에 필요한 힘과 에너지를 줄이자"입니다.
02생체모방에서 배우는 3대 설계 원리
교수님은 머신러닝·AI 기반 로봇이 아니라, 물리 법칙과 기계 설계로 로봇의 성능과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고 소개합니다. 그 출발점이 바이오미메틱스(biomimetics, 생체모방) — 인체나 동물의 구조에서 로봇 설계의 힌트를 얻는 것입니다. 참고할 만한 내용은 많지만, 자신의 연구와 직접 연결되는 핵심을 세 가지 원리로 정리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질문은 "로봇의 구동기(모터)가 반드시 관절에 직결되어야 하는가?"입니다. 요즘은 제어 관점에서 다이내믹스를 예측하기 쉬운 QDD 모터(준직접구동, 감속비가 낮은 모터)를 관절에 직접 다는 방식이 휴머노이드 등에서 많이 쓰입니다. 그런데 사람 손은 다릅니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은 손바닥 안이 아니라 대부분 전완(아래팔)에 있고, 힘줄(tendon)로 손가락 관절까지 연결되어 운동을 전달합니다.
이렇게 하면 무거운 근육을 베이스(중심부) 가까이에 둘 수 있어 전체 무게가 줄지는 않더라도 관성(관성 모멘트)이 크게 줄어듭니다. 그 결과 관절을 움직이는 다이내믹스 측면에서 이점이 생기고, 민첩성과 형상이 유리해지며 제어도 쉬워질 수 있습니다(물론 단점도 존재). 이를 로봇에 적용하면 케이블 원격구동을 통해 말단을 소형·경량화할 수 있습니다.
관성 모멘트(moment of inertia)는 회전 운동에서의 "관성"으로, 질량이 회전축에서 멀리 있을수록 커집니다. 팔 끝에 무거운 모터를 달면 같은 질량이라도 회전축에서 멀어 가속·정지가 둔해지고 진동도 커집니다. 무게를 중심부로 옮기면 총 무게는 그대로여도 회전이 훨씬 가볍고 빨라집니다 — 빗자루를 손잡이 가까이 잡으면 끝을 잡았을 때보다 흔들기 쉬운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두 번째 원리는 "관절마다 구동기를 다 둘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성인의 뼈는 약 200개, 관절 수도 그와 비슷하고 근육은 더 많습니다. 그런데 더 적은 관절을 움직이는 데 여러 근육이 쓰이기도 하고, 반대로 더 많은 관절을 움직이는 데 더 적은 근육이 쓰이기도 합니다. 슬라이드 왼쪽의 손가락이 후자의 예로, 하나의 근육원이 여러 손가락을 함께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무릎과 골반을 움직이는 근육도 관절과 1:1로 매칭되어 있지 않습니다. 오른쪽 예시의 이관절 근육(biarticular muscle)처럼 두 관절을 직렬로(serially) 가로질러 연결되어 있어 구동이 서로 엮여 있습니다(coupling). 이런 데서 아이디어를 얻으면, 적은 수의 구동기로 여러 관절을 동시에 움직일 수 있어 비용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로봇 설계 관점에서는 이를 부족구동(underactuation)과 병렬기구로 구현합니다. 구동기 채널 수와 제어 복잡도를 줄이면서도, 구조 자체에 협응을 내장시켜 풍부한 다중 관절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부족구동(underactuation)이란 제어 자유도(구동기 수)가 시스템의 전체 자유도(관절 수)보다 적은 상태를 말합니다. 모든 관절에 모터를 다는 완전구동(full actuation)은 제어가 명료하지만 무겁고 비쌉니다. 반대로 부족구동은 모터 하나가 여러 관절을 동시에 움직이게 해 가볍고 저렴하지만, 움직임이 서로 묶여 있어 설계로 그 협응(coupling)을 잘 설계해 줘야 합니다. 물건을 쥘 때 모든 손가락 마디를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형태에 맞춰 감기는 로봇 그리퍼가 대표적인 부족구동 응용입니다.
세 번째 원리는 "에너지를 모두 능동적으로(active) 발생시켜야 하는가?"입니다. 단거리·도약 종목의 뛰어난 선수들이 잘 뛰는 이유는 근육이 계속해서 모든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힘줄, 특히 아킬레스건에 탄성 에너지(elastic energy)가 저장되었다가 스프링처럼 방출되기 때문입니다. 슬라이드의 3단계(스트레치 → 저장 → 폭발적 푸시오프)가 바로 이 과정을 보여 줍니다.
이렇게 수동적인(passive) 스프링 요소를 활용하면 적은 에너지로 비슷한 운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힘줄(스프링)은 어디까지나 근육을 보조하고 일부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것이지, 근육 자체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교수님은 이 세 가지 원리 — ① 큰 구동기를 중심부에 두고 힘줄로 원격 구동, ② 적은 구동기로 부족구동·협응, ③ 탄성 요소로 에너지 저장·재활용 — 를 로봇 설계 전략으로 가져와, 어떤 구조가 로봇에 더 유리한지 탐구하는 연구를 이어 가고 있다고 정리합니다.
힘줄을 스프링에 비유하는 핵심은 에너지 회수(energy recycling)입니다. 착지할 때 몸이 아래로 눌리며 힘줄이 늘어나고, 그때 떨어지는 운동에너지의 일부가 힘줄의 탄성 에너지로 "저금"됩니다. 다음 도약 순간 이 저금된 에너지가 한꺼번에 풀리면서 근육만으로는 내기 힘든 순간 출력을 더해 줍니다. 캥거루의 뜀뛰기나 달리기에서 발목이 효율적인 이유가 이것입니다. 로봇에서도 다리 관절에 스프링을 직렬로 넣은 탄성 구동기(예: SEA, Series Elastic Actuator)를 써서 보행·도약의 에너지 효율과 충격 완화를 얻습니다.
03연구 여정과 수술 로봇·복강경의 진화
케이블로 관절을 구동하면 구조적으로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출발해, 연구소에서 맡았던 임무들을 소개합니다. 그중 하나가 모발이식 수술의 자동화인데, 중간에 다소 생뚱맞게 들릴 수 있으니 "쉬어가는 내용"으로 들어 달라고 합니다. 이후 중력보상 메커니즘을 적용한 팔 설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학교로 옮기면서 모바일 매니퓰레이터(mobile manipulator) 형태의 수술 로봇 연구로 합쳐지게 되었습니다.
이 슬라이드의 핵심은 개별 기술이 아니라 그 밑에 깔린 설계 철학입니다. 무거운 구동기는 중심부(베이스)에 두고 말단은 가볍게, 모든 관절을 따로따로 모터로 돌리지 말고 케이블·탄성으로 묶어 구동기 수를 줄이자는 것입니다. 그 결과 토크·에너지 요구량이 줄고, 시스템이 가벼워지며, 비용이 절감되고, 여러 종류의 로봇에 두루 쓸 수 있는 범용 설계 원리를 얻게 됩니다. 마지막 줄이 전체를 요약합니다 — 힘으로 밀어붙이는 로봇이 아니라 구조가 영리한 로봇을 만들겠다는 방향성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생체 모방의 직관은 "사람 팔"입니다. 큰 근육은 몸통과 어깨 쪽(중심부)에 몰려 있고, 손가락 끝은 가볍습니다. 힘은 힘줄(tendon, 케이블에 대응)을 통해 멀리 있는 손끝까지 전달되죠. 로봇도 무거운 모터를 베이스에 두고 케이블로 힘을 보내면 말단이 가벼워져 더 빠르고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강의 뒷부분에서 이 원리가 웨어러블 로봇으로 확장됩니다.
복강경(腹腔鏡, laparoscopy) 수술을 설명합니다. 배에 구멍을 3~4개 뚫고, 한 구멍에는 길쭉한 카메라(스코프 = 복강경)를, 나머지 구멍에는 막대 형태의 긴 수술 도구를 넣어 수술합니다. 그런데 막대를 구멍에 끼워 넣으면 움직임의 자유도(DOF)가 두 개 부족해집니다. 그래서 도구 끝에 관절을 두 개 추가해 다빈치 수준의 움직임을 완성합니다. 바깥에서는 안정적인 동작을 위해 로봇 팔이, 의사의 손동작을 도구로 전달하기 위해 원격조작(teleoperation) 기술과 마스터-매니퓰레이터 연결이 적용됩니다.
수술 방식의 진화도 이어집니다. 예전에는 배를 크게 째는 개복 수술(incision)이었는데, 회복이 느리고 흉터가 남습니다. 이를 개선한 것이 복강경 수술(꼭 로봇을 쓰는 건 아니고 사람 손으로 막대 도구를 다루는 게 기본)이고 — 퇴원이 빠르고 흉터가 적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구멍을 하나로 줄인 SPL(Single Port, 단일공 수술)은 배꼽에 3~4cm만 절개해 도구를 한 곳으로 모아 넣습니다. 그 극단이 NOTES로, 입이나 항문 같은 자연 통로(natural orifice)로 들어가 몸 바깥에 흉터를 전혀 남기지 않는 방식입니다.
교수님은 의사들의 요청으로 이런 유연 수술 로봇 개발에 참여했고, FLS(복강경 술기 평가·교육용 블록 옮기기 과제)를 모방해 성능을 시연했다고 합니다. 전기소작기로 고기를 지지거나 동물실험도 했지만, 제조·기술적 한계로 성능은 실제 제품보다 떨어졌다고 솔직히 인정합니다. 박사후연구원(포닥) 시절에는 S자 결장(sigmoid colon) 수술 로봇의 전체 시스템을 구현했고, 본인의 역할은 직경 5mm의 가느다란 로봇 팔 개발을 총괄하는 것이었다고 말합니다.
"사람 몸이 도넛 같다"는 비유가 핵심입니다. 입에서 항문까지 이어지는 소화관은 도넛의 안쪽 구멍이고, 배 피부는 도넛의 바깥 면입니다. NOTES는 도넛 안쪽 면(예: 입 → 위)을 통해 들어가 안에서 바깥쪽 장기에 접근하므로, 피부에는 절개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다만 이렇게 자연 통로로 길게 들어가려면 도구가 매우 유연(flexible)해야 하는데, 이 "유연한 가느다란 관절"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다음 슬라이드 PREF 관절의 출발점입니다.
이 슬라이드는 교수님이 집중한 관절 자체의 설계 이야기입니다. 보통 로봇 팔 관절은 샤프트 핀을 꽂아 한 축으로 회전하는 회전 관절(revolute joint)이거나 직선 이동(translational) 관절인데, 소형으로 만들면 케이블 장력의 안정성을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구름 접촉(rolling contact) 관절을 적용하니 구동 케이블의 길이가 안정적으로 고정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사실 더하기 빼기만 해보면 알 수 있는 간단한 결과지만 그때는 유레카를 외쳤다"는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핵심 설계 변수는 구름 이의 반경 R과 높이 B입니다. R과 B가 같거나 R이 조금 더 큰 경우(R ≥ B)가 장력 안정화에 유리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구름 관절 하나는 좌우 한 방향(1자유도)으로만 움직이므로 작업 공간(workspace)이 부족한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같은 관절을 직렬(serial)로 12개 쌓아 올려 부드럽게 휘는 하나의 굽힘 관절을 만들었습니다. 일반 핀 조인트로 쌓으면 좌굴(buckling)로 지글지글 구부러지는 문제가 생기는데, 구름 방식이 그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 것이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
다만 정밀하게 보면 구부릴 때와 펼 때의 자세가 미세하게 다른데, 이는 마찰에 의한 히스테리시스(hysteresis)로 설명할 수 있고 이를 줄이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또 좌우 1자유도 움직임을 상하까지 더해 2자유도 굽힘으로 확장할 때, 단순히 직렬 배치하면 작업 공간이 어긋나므로, 좌우·상하 관절을 잘 배치해 등방적(isotropic) 굽힘을 얻는 방법도 연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절부의 R·B 설계뿐 아니라 구동부(모터 단)의 설계도 관절부와 매칭시켜야 한다는 점이 후속 연구로 확정되었다고 정리합니다.
왜 풀리를 없앴나? 보통 케이블 구동 관절은 도르래(pulley)로 케이블 경로를 잡지만, 직경 5mm급으로 작아지면 풀리를 넣을 공간이 없습니다. 구름 접촉으로 두 이가 맞물려 굴러가면 케이블이 감기는 둘레가 일정해져 장력 변화 없이 풀리 역할을 대신합니다. 그 덕에 가운데가 비어 말단 구동용 케이블을 통과시킬 내부 채널도 확보됩니다.
히스테리시스란 같은 입력이라도 "올라갈 때 경로"와 "내려올 때 경로"가 달라지는 현상으로, 마찰이 있는 시스템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수술 로봇처럼 정밀 위치 제어가 필요한 곳에서는 이 차이가 오차로 이어지므로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등방성(isotropic)은 어느 방향으로 휘든 동일한 성질·작업 공간을 갖는다는 뜻으로, 상하·좌우 관절을 균형 있게 배치해야 얻을 수 있습니다.
04롤링 콘택트 관절과 케이블 구동 설계
박사후연구원(포닥) 시절 큰 수술 로봇 시스템을 통합·구현해 봤는데, 발표자 본인의 핵심 역할은 직경 8.5mm짜리 가느다란 수술 로봇 팔을 개발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후배들과 함께 부품을 하나씩 제작·통합해 첫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수술 로봇 도구의 관절은 의사의 손가락 관절에 대응한다고 설명합니다.
보통 로봇 팔의 관절은 샤프트 핀을 꽂아 한 축으로 회전하는 회전(revolute) 관절이거나 직선 운동을 만드는 관절인데, 가느다란 수술 로봇에서는 이런 핀 관절로 구동 케이블 장력의 안정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데 롤링 콘택트 관절을 적용하니 구동 케이블의 장력이 안정적으로 고정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죠. "사실 더하기 빼기만 하면 알 수 있는 간단한 것인데 그 당시엔 유레카를 외쳤다"고 회상합니다.
중요한 설계 파라미터가 바로 R(곡률/톱니 반경)과 B 값인데, R = B이거나 R이 조금 더 큰 경우(R ≥ B)가 장력 안정화에 유리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롤링 관절 하나는 가동 범위(workspace, 작업 공간)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관절을 직렬(serial)로 여러 개 쌓아 올려 하나의 큰 굽힘(bending) 동작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롤링 콘택트 관절이란? 두 개의 톱니 면이 서로 맞물려 미끄러지지 않고 굴러가며(rolling) 회전하는 관절입니다. 핀으로 한 점을 고정해 도는 일반 힌지와 달리, 접촉점이 굴러가면서 이동하므로 케이블이 감기는 유효 반경이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그래서 케이블이 느슨해지거나(slack) 과하게 당겨지는 일이 줄어 장력이 안정해집니다.
R ≥ B의 직관: 모멘트 암(moment arm)은 힘이 작용하는 지렛대 길이입니다. 톱니 반경 R이 충분히 커야 케이블이 관절을 돌리는 힘이 안정적으로 전달되고, 톱니가 미끄러지거나 케이블이 풀리는 불안정이 생기지 않는다는 기하학적 조건입니다.
앞서 만든 유닛 관절을 12개 쌓아 올려 하나의 굽힘 관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영상에서는 매우 부드럽게 꺾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움직임은 좌우 한 방향(1자유도)뿐이라고 강조합니다. 핀 조인트로 이렇게 길게 쌓으면 옆으로 휘청거리는 버클링(buckling, 좌굴) 문제가 생기는데, 롤링 풀리(rolling) 방식으로 그 문제를 해결한 것이 가장 큰 이득이었다고 합니다.
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부릴 때와 다시 펼 때 자세가 미세하게 다르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는 마찰로 인한 히스테리시스(hysteresis)로 설명할 수 있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히스테리시스 = 같은 입력이라도 진행 방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현상.)
1자유도 좌우 운동을 상하까지 더해 2자유도로 확장하려면, 좌우 관절과 상하 관절을 그냥 직렬로 붙여도 되지만 그러면 작업공간이 일그러집니다. 그래서 좌우·상하 관절을 어떻게 잘 배치(적층 순서)해야 안정적이고 등방성(isotropic)인 굽힘 운동을 얻을 수 있을까를 연구했고, 이 슬라이드의 평가 기준과 최적 순서(a 배치)가 그 결과입니다.
등방성 굽힘(isotropic bending)은 어느 방향으로 굽히든 동일한 특성(같은 모양의 작업공간)을 갖는다는 뜻입니다. 좌우·상하 관절을 단순히 직렬로 쌓으면 한 방향이 다른 방향보다 멀리/덜 닿게 되어 작업공간이 찌그러지는데, 적층 순서를 교대로(alternately) 섞으면 대칭적이고 둥근 작업공간을 얻어 운동학 계산이 단순해집니다.
P / Y는 보통 Pitch(상하)와 Yaw(좌우) 방향 관절을 가리킵니다. 즉 Y-P-Y-P 같은 표기는 좌우·상하 관절을 번갈아 배치한 적층 순서를 나타냅니다.
연구소(전자통신연구원, ETRI) 재직 시에는 모발 이식 수술 자동화 같은 큰 과제가 의무로 주어졌지만, 발표자 본인은 복강경 수술·케이블 구동 관절 연구를 이어가고 싶어서 PLA 소재의 저렴한(수십만 원짜리) 3D 프린팅으로 직접 시제품을 만들어 봤다고 합니다.
이런 케이블 구동 방식의 장점으로 ① 소형화 및 부분적 경량화, ② 여러 관절을 묶어(커플링) 구동기(모터) 수를 줄일 수 있음을 듭니다. 그러면서 이 원리를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에도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웨어러블 로봇은 단단한 리지드 엑소스켈레톤(rigid exoskeleton, 외골격)과 소프트(soft) 웨어러블로 나뉘는데, 케이블 구동을 잘 쓰면 부품은 리지드하지만 실제 성질은 소프트 로봇에 가까워져 양쪽의 장점을 적당히 섞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상적으로는 두 장점을 다 얻지만, 실제로는 어느 한쪽 장점도 온전히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솔직히 덧붙입니다.)
팔레타이징(palletizing) 로봇은 물건을 쌓거나 옮기는 산업용 로봇으로, 여기서는 케이블 구동·롤링 관절 원리를 수술 로봇 밖의 다른 응용으로 확장한 사례입니다.
평행사변형 링크(parallelogram linkage)는 네 개의 막대가 평행사변형을 이루는 기구로, 말단의 자세(각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위치만 옮길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를 직렬로 연결하면, 모터를 베이스(뒤쪽)에 몰아 배치하고도 멀리 있는 관절을 제어할 수 있어 팔 끝이 가벼워지는(경량화) 효과를 얻습니다 — 케이블 구동이 추구하는 핵심 이점입니다.
05웨어러블 로봇과 물리적 HRI
이 케이블 구동 관절 연구는 복강경 수술 기구나 케이블 구동 관절에서 출발한 것으로, PLA 같은 재료로 3D 프린팅한 저렴한 프레임으로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케이블로 구동하면 앞서 설계 원리에서 본 것처럼 소형화와 부분적인 동조화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구동기 개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앞에서 말한 "관절마다 따로 구동기를 달 필요가 없다"는 원리를 오히려 반대 목적으로 활용합니다. 즉 1번 구동기는 1번 목표 관절과, 2번은 2번 관절과 일대일로 연결해 디커플링(decoupling)시키는 것이죠. 중간에 케이블이 통과하는 비아조인트(영상 속 '반절' 형태의 롤링 조인트)가 서너 개 있어도, 케이블이 대각선으로 지나가 길이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구동 모터의 각도가 목표 지점의 각도로 곧바로 전달됩니다.
제약(constraint) 관점에서는 이렇게 관절들을 서로 독립시키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이런 디커플링 설계를 채택했습니다.
비아조인트(via-joint)는 케이블이 "거쳐 가기만 하는" 중간 관절을 뜻합니다. 보통 케이블 구동에서는 중간 관절이 꺾이면 그쪽으로 케이블이 더 감기거나 풀려 말단 관절 각도가 영향을 받습니다(커플링). 그런데 케이블을 풀리 두 개에 대각선으로 교차시켜 통과시키면, 한쪽에서 늘어난 길이를 반대쪽에서 똑같이 상쇄해 총 케이블 길이가 보존됩니다. 그 결과 중간 관절이 어떻게 움직이든 말단 관절은 영향을 받지 않는 — 즉 운동이 디커플링되는 핵심 트릭입니다.
이 실험은 앞 슬라이드의 디커플링 설계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한 것입니다. 한쪽 평행사변형을 구동했을 때 건드리지 않은 다른 쪽 케이블의 장력이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측정했는데, 모터 토크가 커지는 상승 구간에서도 그 변동이 ±0.8 N 안쪽에 머물렀습니다. 즉 한 관절을 움직여도 다른 관절로 힘이 거의 새어 나가지 않아, 관절들이 사실상 독립적으로 제어된다는 뜻입니다.
다만 두 케이블의 장력 변화가 완전히 대칭은 아니었는데, 이는 배선 경로에 들어간 여러 개의 아이들 풀리에서 생기는 마찰 탓으로 봅니다. 교수님은 이렇게 디커플링된 중간 관절들을 오히려 패시브(passive)하게 활용해 착용 사용성을 높이는 쪽으로도 응용해 봤다고 설명합니다.
웨어러블 로봇은 크게 단단한 리지드 외골격(rigid exoskeleton)과 아예 부드러운 소프트 웨어러블로 나뉩니다. 부족구동(underactuation) 방정식을 잘 쓰면 부품은 리지드한데 성질은 소프트 로봇에 가까워져, 이상적으로는 양쪽 장점을 다 얻을 수 있습니다(실제로는 둘 다 지키기가 쉽지 않지만요). 가장 큰 걸림돌이 관절 불일치입니다. 사람 팔의 관절 위치·모양과 로봇 관절이 다른데(로봇은 대개 단순 힌지/회전 관절), 강체끼리 어긋난 채로 묶이면 과구속이 생겨 중립 자세에서 벗어날수록 몸에 부하가 걸리고 불편해집니다.
그래서 교수님은 물리적 인간-로봇 상호작용(physical HRI)을 연구했습니다. 사람 팔과 로봇을 회전 관절로 된 강체로 보고, 둘을 잇는 연결구를 스프링으로 모델링해 — 스프링 길이가 유지되면 부하 0, 늘거나 줄면 그만큼 부하 — 라고 간단히 정량화했습니다. 그러면 움직임(각도)이 커질수록 부하가 커지는 경향, 그리고 "이 로봇은 이 동작엔 편하지만 저 동작엔 불편하다"를 수치적으로 점수화할 수 있습니다. 이 분석을 바탕으로 등에 구동기를 모아 두고 케이블로 관절까지 연결한 한쪽 팔짜리 세미-소프트 시제품을 만들었습니다.
구동부의 핵심은 장력 증폭입니다. 줄다리기처럼 여러 구동기가 힘을 합치는데, 앞쪽 드라이브 모터(drive motor)는 작고 섬세한 움직임만 담당하고, 뒤쪽 어시스트 모터(assist motor)는 높은 감속비로 스프링을 미리 당겨 두어 버티기만 합니다. 여기에 편심 스프링(eccentric spring)을 쓰면 특정 자세에서 모멘트가 0이 되어, 자세를 유지하는 데 전류가 거의 들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경량 감속기, 자기정렬, 인체 관절 무부하라는 효과로 이어져 —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세미-소프트 외골격을 지향합니다.
편심 스프링 액추에이터의 직관: 보통 모터로 자세를 버티려면 중력 토크만큼 계속 전류를 흘려야 합니다(정적 소비). 그런데 스프링을 회전축에서 살짝 편심되게 달면, 자세가 바뀔 때 스프링이 만드는 토크가 중력 토크를 상쇄하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자세에서 둘이 정확히 맞물리면 알짜 모멘트가 0이 되어, 모터는 "몇 바퀴 감을지" 모드만 정해 두면 그 뒤로는 거의 힘을 들이지 않고도 자세가 유지됩니다 — 이는 공장 천장에 와이어로 매단 전동 공구의 중력 보상(gravity compensation)과 같은 발상으로, 작업마다 에너지 효율이 가장 좋은 모드를 골라 신체 부하를 줄이려는 것입니다.
06중력보상 메커니즘과 모낭이식 자동화
이 슬라이드는 앞으로 자세히 다룰 근력 보조 웨어러블 로봇의 전체 플랫폼을 소개한다. 사람 팔에 로봇을 채울 때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의 관절 축과 로봇의 관절 축이 정확히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축이 어긋난 채로 힘을 가하면 관절이 끼거나 피부가 쓸려 착용감이 나빠진다.
그래서 자유롭게 구르는 3개의 idle 관절을 넣어 로봇의 구동을 사람 관절로부터 분리(디커플링)했다. 덕분에 로봇이 사람의 자연스러운 팔 움직임을 따라가면서도 보조력만 정확히 전달할 수 있고, 그 보조력의 크기는 로드셀로 측정한다. 실제 구동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다음 슬라이드의 구동기 설명에서 이어진다.
정렬 불일치(misalignment)는 웨어러블 로봇의 고질적 문제다. 사람의 팔꿈치 회전 중심은 운동 중에도 미세하게 움직이는데, 로봇의 경첩은 고정된 한 축으로만 돈다. 이 차이를 강제로 맞추려 하면 관절에 무리한 힘이 걸린다. 여기서 쓰인 idle(수동) 자유관절은 모터로 구동하지 않고 그냥 따라 구르기만 하면서 이 어긋남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
오른쪽에 큰 드라이브 모터, 왼쪽에 어시스트 모터가 있다. 어시스트 모터 뒤쪽은 감속비를 아주 높게 잡아서, 윈치처럼 큰 힘으로 스프링을 미리 당겨 놓는다. 그러면 앞쪽의 드라이브 모터는 작고 디테일한 움직임만 만들면 되고, 어시스트 모터는 버티기만 하면서 스프링이 늘었다 줄었다 하며 실제 토크를 만들어 준다.
여기에 편심(eccentric) 스프링을 쓰면, 특정 자세에서 순간적으로 모멘트가 0이 된다. 버티는 힘이 0이 되니, 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모터 전류가 거의 들지 않는다. 스프링을 옆으로 강하게 당겨도 모터는 전기를 거의 안 쓰고 자세를 잡고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모드 설정(스프링을 몇 바퀴 감을지)만 정해 두면, 토크는 스프링이 만들고 모터는 보조만 하는 구조가 된다.
처음엔 6축까지 확장하지 않고 3축(3-DOF)에 집중해 개념 시제품을 만들어 측정·시뮬레이션을 해 봤다. 영상에서 돌고 있는 것이 스풀(spool)인데, 스프링을 3~4바퀴 감아 놓은 뒤 앞쪽 드라이브 모터로 풀어 가며 펼쳐지는 움직임을 만든다. 뒤쪽 어시스트 모터의 유무에 따라 전력 배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실물로 들어 보며 확인했다.
이 구동기는 모터와 부하 사이에 스프링을 끼운 탄성 구동기(SEA, series elastic actuator)의 변형이다. 보통 SEA는 충격 흡수가 목적이지만, 여기서는 편심 스프링으로 토크 곡선을 일부러 휘어 놓아 특정 자세에서 보조 토크가 중력 토크와 정확히 상쇄되게 만든다(논문 제목의 eccentric multi-singular mechanism). 시소가 정확히 균형 잡히면 손을 떼도 가만히 있듯, 그 자세에서는 모터가 거의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 이것이 전력 소모를 0에 가깝게 만드는 핵심 트릭이다.
실험은 먼저 셋업·교정을 거친 뒤, 어떤 모드가 효율적인지, 모드에 따라 에너지 효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작업마다 효율적인 모드를 미리 예측해서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핵심 성과는 앞 구동기 덕분에 자세만 유지할 때는 전력을 거의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에너지 효율이 높고, 작은 배터리로도 오래 쓸 수 있어 비용과 무게를 줄일 수 있다. 동시에 Free Mode로 보조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같은 장치라도 작업 종류나 사용자(근피로도, 몸무게)에 맞춰 맞춤 보조가 가능하다.
이런 구조를 웨어러블 로봇에 적용하면 다양한 작업에서 신체 부하를 효과적으로 줄여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정리했다.
여기까지가 근력 보조 구동기·웨어러블 로봇 이야기다. 교수님은 이 슬라이드를 마치며 다음 주제로 전환한다 — 반복 작업의 신체 부담을 줄이는 또 다른 응용으로 모낭이식(hair transplant) 자동화와, 모터 없이 스프링·짐벌·캠 풀리로 무게를 받쳐 주는 중력 보상(gravity compensation) 설계로 넘어간다. 이번 섹션의 슬라이드(15~17)는 그 전환 직전까지의 내용이다.
07배선·디커플링 검증과 모바일 로봇 조향
이 슬라이드는 앞선 연구들에서 쌓아 온 기구 설계 해법들을 한데 모아 보여줍니다. 먼저 중력보상(gravity compensation) 이야기인데요. 천장에 와이어로 매달아 중력만 상쇄하는 단순한 방식부터, 스프링 밸런서로 1축 방향만 보상하는 방식까지 다뤘습니다. 다만 의료(레이드 치료) 환경처럼 여러 각도로 자세를 바꿔가며 작업해야 하는 경우엔 일정한 중력보상이 더 까다로워, 제어 대신 무게추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기구적 해법을 개발했습니다. 목적은 극단적으로 마찰을 없애고 정적 토크(static torque)를 제거하는 것이었습니다.
보상은 위치(positioning) 3자유도와 자세(orientation) 3자유도로 나눠 설계했습니다. 위치 쪽은 아이들러(idler)를 아주 작게 가정하면 이론상 거의 완벽한 밸런싱이 가능한 풀리 구조인데, 실제로는 아이들러 크기와 구름 마찰 때문에 애매해서, 캠(cam)을 이용한 신장형(콩팥 모양) 풀리로 감아 마찰을 줄이고 밸런싱 효과를 병렬로 섞었습니다. 자세 쪽은 짐벌(gimbal)에 무게추를 달아 무게중심을 맞추고, 케이블을 짐벌 내부로 통과시켜 전원·신호를 공급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모터 하나 없이 기구만으로 밸런싱을 구현했다는 것입니다. 사람 팔로 들여야 하는 힘이 원래의 100%에서 약 2.5%, 8.6% 수준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엔드이펙터(end-effector)에 카메라·그리퍼를 추가하면 신호선이 복잡해지고 케이블 단선·사고 위험이 커집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① 케이블을 감싸는 드레스팩(dress pack), ② 액추에이터를 중공(hollow)으로 만들어 그 안으로 배선을 통과시키는 방식, ③ 슬립링(slip ring) 부품을 이용한 연결을 소개했습니다. 또한 케이블/텐던 구동(tendon drive)을 적극 활용해 경량화와 감속 효과를 얻었고, 1번·2번 관절을 디커플링(decoupling) 가능하도록 미리 설계했습니다. 실험으로 “1번 관절을 움직일 때 2번이 영향을 받는가”를 확인했더니 완전히 없지는 않지만 영향이 거의 없었고, 반복성(repeatability)도 위치·자세 모두 양호했습니다. 다만 모멘트가 크게 걸리는 자세에서는 텐던 장력이 커져 늘어나며 처짐(sagging)이 생기는데, 이는 나중에 보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정리했습니다.
디커플링이 왜 중요한가: 1번 모터가 1번 관절만, 2번 모터가 2번 관절만 독립적으로 움직이게 만들면, 한 관절을 제어할 때 다른 관절이 따라 움직이는 간섭이 사라집니다. 그러면 역기구학(inverse kinematics) 계산과 제어가 단순해지고 정밀도가 올라갑니다. 텐던 구동에서는 한 줄을 당기면 여러 관절이 함께 움직이기 쉬워서, 라우팅을 잘 설계해 “모터-관절 1:1 대응”을 만드는 것이 이 연구의 기구 설계 포인트입니다.
로봇 팔(매니퓰레이터) 쪽 연구는 여기서 일단락되고, 마지막으로 모바일 로봇(mobile robot)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어떤 4륜 모바일 로봇을 보니 바퀴마다 구동 모터 1개 + 조향 모터 1개를 넣어 총 모터 8개로 4륜 조향(four-wheel steering)을 구현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교수님은 “모터 8개를 쓰는 게 과연 맞는 방향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대안으로 언급한 것이 애커만 조향(Ackermann steering)입니다. 기계과 출신이면 대충 알 만한 개념인데, 네 바퀴의 회전축을 적절히 연결해 두면 모터 수를 늘리지 않고도 부드러운 조향이 가능하다는 아이디어입니다. (여기서 강의가 마무리되며, 모바일 로봇 조향이 이어질 다음 주제로 예고됩니다.)
애커만 조향이란: 자동차가 회전할 때 안쪽 바퀴와 바깥쪽 바퀴는 반지름이 다른 원을 그립니다. 따라서 두 앞바퀴를 같은 각도로 꺾으면 바퀴가 미끄러집니다. 애커만 기하학(Ackermann geometry)은 링크 구조로 안쪽 바퀴를 더 크게, 바깥쪽 바퀴를 더 작게 꺾어, 네 바퀴가 하나의 공통 회전 중심(common turning center)을 공유하도록 만듭니다. 이렇게 하면 바퀴마다 조향 모터를 따로 달지 않아도 미끄러짐 없이 회전할 수 있어, 모터 8개를 쓰는 방식보다 기구적으로 더 단순하고 경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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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점검
- QDD 직결 구동과 힘줄(케이블) 구동은 각각 어떤 장단점이 있으며, 힘줄 구동이 관성 모멘트를 줄이는 원리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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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줄·스프링에 탄성 에너지를 저장했다 방출하면 왜 적은 에너지로 비슷한 운동을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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